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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뉴턴은 왜 전 재산 2만 파운드를 주식으로 날렸을까?

천재 뉴턴은 왜 전 재산 2만 파운드를 주식으로 날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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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단번에 날린 전 재산

한 사람이 단 한 번의 투자로 전 재산 2만 파운드를 잃었다. 18세기 영국에서 2만 파운드는 평범한 사람이 평생 만져 보기 어려운 거액이었고, 오늘날 가치로 환산하면 수십억 원에 이른다고 평가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돈을 잃은 사람이 평범한 투자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하늘의 별이 움직이는 길을 수식 하나로 계산해 낸,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었다. 바로 만유인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다. 천체의 궤도까지 계산한 천재가 어떻게 주식 시장에서 모든 것을 잃었는지, 300년 전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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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회사라는 회사의 정체

이야기의 무대가 된 회사는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 라는 곳이었다. 이름만 들으면 바다 건너 무역으로 큰돈을 버는 회사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 회사는 영국 정부로부터 남아메리카 무역에 대한 독점권을 받았다. 하지만 진짜 사업 모델은 무역이 아니었다. 남해회사는 영국 정부가 짊어진 막대한 국가 부채를 대신 떠안는 대가로 여러 특권을 얻은 회사였다. 쉽게 비유하면 나라의 빚을 회사가 대신 갚아 주고, 그 대가로 독점 영업권을 받은 셈이다.

문제는 정작 무역으로 버는 돈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회사의 진짜 무기는 사업 실적이 아니라, 곧 큰돈을 벌 것이라는 사람들의 기대였다. 실적이 아니라 기대감이 주가를 떠받치는 구조는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보는 거품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 기대 하나로 남해회사 주가는 무섭게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점은 영국 정부도 이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막대한 전쟁 비용으로 쌓인 국가 부채를 남해회사 주식으로 바꾸어 넘기면, 정부는 부담을 덜고 회사는 더 많은 주식을 발행할 명분을 얻었다. 정부와 회사가 서로의 필요를 채워 주는 동안, 정작 그 주식을 떠안는 일반 투자자들은 회사의 실체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모두가 가격이 오른다는 사실 하나만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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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로 변신한 과학자

이 열기 속에 뉴턴도 발을 들였다. 당시 뉴턴은 단순한 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영국 조폐국의 책임자를 맡아 화폐와 금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었다. 돈의 흐름을 직접 다루던 사람이었으니, 투자의 위험을 모를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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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뉴턴의 첫 판단은 완벽했다. 그는 남해회사 주식을 사서 상당한 이익을 남기고 깔끔하게 팔았다. 여기까지였다면 뉴턴은 영리한 투자자로 기록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주식을 판 뒤에도 주가는 멈추지 않고 계속 올랐다. 주변 사람들은 나날이 부자가 되어 갔다. 천재의 머리로도 이 장면을 견디기는 쉽지 않았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자신만 뒤처졌다는 생각을 더 못 참는 법이다.

반 년 만에 8배 오른 주가

1720년 한 해 동안 벌어진 일은 지금 봐도 비현실적이다. 그해 1월, 남해회사 주가는 128파운드 정도였다. 그런데 단 여섯 달 만인 7월에는 1000파운드 부근까지 치솟았다. 반 년 만에 거의 8배가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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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1000원이던 음료수가 반 년 만에 8000원이 됐다고 생각하면, 이 광기가 얼마나 비정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사람들은 빚을 내서까지 주식을 샀다. 너도나도 돈을 버니 사지 않는 사람이 바보처럼 보였다. 바로 이 정점 부근에서 뉴턴은 다시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 번 팔아 이익을 봤던 그가, 이번에는 훨씬 큰돈을 들고 거의 가장 비싼 자리에서 다시 사들였다. 첫 번째 판단은 이성이었지만, 두 번째 판단은 감정이었다.

주가 곡선이 보여 주는 잔인함

그래프로 보면 이 사건의 잔인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1월에 128파운드에서 출발한 주가는 봄을 지나며 가파르게 올라 7월에 1000파운드 부근에서 봉우리를 그린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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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을 찍자마자 주가는 거짓말처럼 무너지기 시작했다. 9월에는 400파운드 아래로 내려갔고, 그해 12월에는 다시 124파운드 수준으로 돌아왔다. 시작한 자리로 거의 그대로 떨어진 것이다. 올라갈 때는 천천히 흥분하며 올랐지만, 떨어질 때는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추락했다. 가장 비싼 봉우리 근처에서 산 사람일수록 손실은 끔찍했다. 뉴턴이 바로 그 봉우리 근처에 서 있던 사람이었다.

거품이 꺼지는 속도가 이렇게 빠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격이 오를 때는 더 비싸게 사 줄 사람이 끝없이 나타나지만, 일단 의심이 퍼지기 시작하면 모두가 동시에 팔려고 달려든다. 사겠다는 사람은 사라지고 팔겠다는 사람만 남으니, 가격은 받쳐 줄 바닥 없이 곤두박질친다. 빚을 내서 산 사람들은 주가가 떨어지는 순간 더 큰 공포에 휩싸여 헐값에라도 던졌고, 그 매도가 다시 가격을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거품의 붕괴는 언제나 이렇게 한 방향으로만 쏠린다.

숫자로 정리한 뉴턴의 손실

손실을 숫자로 정리해 보자. 정점에서 바닥까지 주가는 거의 8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약 80%가 허공으로 사라진 것이다. 이 폭락 속에서 뉴턴이 잃은 돈은 약 2만 파운드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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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18세기 영국에서 2만 파운드는 평범한 사람이 평생 만져 보기 힘든 거액이었다. 오늘날 가치로 환산하면 수십억 원에 이른다고 평가된다. 천재의 통장에서 단숨에 그만한 돈이 증발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손실이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뉴턴은 누구보다 돈과 숫자를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를 무너뜨린 것은 계산 능력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천국과 지옥으로 갈린 두 번의 매매

뉴턴의 비극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은 그가 한 두 번의 매매다. 첫 번째 매매에서 뉴턴은 차분했다. 적당히 오른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기고 시장에서 빠져나왔다. 누가 봐도 똑똑한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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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매매는 정반대였다. 남들이 더 부자가 되는 것을 지켜보다 마음이 흔들렸고, 거의 꼭대기에서 훨씬 큰돈을 들고 다시 뛰어들었다. 같은 사람, 같은 머리였지만 결과는 천국과 지옥으로 갈렸다. 차이를 만든 것은 지능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이 대목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진실을 담고 있다. 시장에서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은 대개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감정의 통제 실패다.

뉴턴이 남긴 한 문장

모든 것을 잃은 뒤, 뉴턴은 한 문장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그는 깊은 한숨과 함께 “나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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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궤도를 수식으로 풀어낸 천재가, 시장에서 들끓는 사람들의 욕망 앞에서는 무력했다는 고백이었다. 이 한마디는 300년이 지난 지금도 투자 세계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말로 남아 있다. 인간의 광기, 즉 집단적인 탐욕과 공포는 어떤 수학으로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천재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사회 전체를 삼킨 거품

뉴턴만 당한 것이 아니었다. 남해회사 버블은 영국 사회 전체를 집어삼켰다. 귀족부터 평범한 상인까지, 너도나도 빚을 내 주식을 샀다가 한꺼번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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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회사의 가치를 분석한 것이 아니라, 옆 사람이 버는 돈을 보고 따라 샀다. 이웃이 부자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만큼 사람의 판단을 망가뜨리는 것은 없었다. 충격이 어찌나 컸던지, 영국 의회는 무분별한 회사 설립을 막는 법까지 만들었다. 흔히 거품법(Bubble Act) 이라 불리는 이 법은, 한번 데인 사회가 얼마나 오래 그 상처를 기억하는지를 보여 준다. 거품이 꺼진 자리에는 분노와 후회, 그리고 무너진 가정들이 남았다.

남해회사 버블은 비슷한 시기 프랑스를 휩쓴 미시시피 거품, 그리고 그보다 앞선 네덜란드의 튤립 파동과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거품 사건으로 꼽힌다. 시대와 나라는 달랐지만 세 사건의 뼈대는 놀랄 만큼 똑같다. 실체가 불분명한 자산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가격이 오르는 동안에는 누구도 멈추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신뢰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사라진다. 우리가 이 오래된 이야기를 계속 되짚는 이유는, 그 공식이 지금도 형태만 바꾼 채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300년 전 이야기가 내 지갑에 주는 교훈

그렇다면 300년 전 이야기가 지금 내 지갑과 무슨 상관일까. 사실 남해회사 버블의 공식은 지금도 똑같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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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없는데 기대감만으로 가격이 치솟고, 옆 사람이 돈을 벌면 나만 뒤처질까 봐 따라 들어가는 모습이다. 이것을 흔히 포모(FOMO), 즉 나만 소외될 거라는 두려움이라고 부른다. 뉴턴조차 이 감정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우리에게 위안이 된다. 그가 부족해서 잃은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흔들리는 감정에 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무기는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정한 원칙을 지키는 일이다. 살 이유와 팔 기준을 흥분하기 전에 적어 두는 것, 그 한 가지가 천재도 못 한 일을 평범한 우리가 해내는 방법이다. 가격이 실적이 아니라 기대감으로 오를 때, 시작한 자리로 다시 돌아온 1720년의 주가 곡선을 떠올려 보자.

마치며

뉴턴의 이야기는 단순한 옛날 실패담이 아니다. 인간이 시장 앞에서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를 보여 주는 거울이다. 천체의 궤도를 계산한 천재도 옆 사람의 부를 견디지 못해 전 재산을 잃었다면, 평범한 우리는 더더욱 감정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시장을 이기는 똑똑함이 아니라, 흥분하기 전에 정해 둔 원칙을 끝까지 지키는 담담함이다. 가격이 기대감만으로 치솟는 순간, 그리고 옆 사람이 모두 부자가 되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차분하게 자신의 기준을 들여다봐야 할 때다.

300년 전 런던 거래소를 가득 메웠던 흥분과 비명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투자 열풍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자산의 이름과 모양만 바뀔 뿐, 기대감이 실적을 앞지르고 군중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풍경은 늘 반복된다. 뉴턴이라는 인류 최고의 천재가 남긴 교훈이 지금도 유효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가 얼마나 똑똑했는지가 아니라, 그조차도 감정 앞에서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을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다음 거품 앞에서 조금 더 단단하게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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